2024 [월간 윤종신] Repair 7월호 ‘그늘’
2024 [월간 윤종신] Repair 7월호 ‘그늘’은 쉬어가는 여름에 찾아온 삶의 단상을 담은 곡이다. 잠시 멈췄기에 떠오르는 기억과 정리되는 생각, 새로이 품게 되는 다짐을 표현했다. 원곡은 9집에 수록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그늘’. 원곡이 타인에게 향하는 권유로서의 ‘그늘’이었다면, 이번 리페어 버전은 자신에게 향하는 다짐으로서의 ‘그늘’이다. 이번 리페어를 위해 윤종신은 가사를 다시 썼다. 30대 초반에 그가 머물렀던 ‘그늘’과 50대 중반에 다다른 그가 요즘 머무는 ‘그늘’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바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되었고, 타인을 위해 옆자리를 비워둘 수 있게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커졌다. 리페어 버전은 조정치가 편곡으로 참여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그늘’을 처음 만들었던 2001년의 저는 제법 치열했던 것 같아요. 시대적 분위기도 그렇고 저를 비롯한 주위의 또래들도 그렇고 쉬지 않는 걸 미덕으로 여겼거든요. 조금만 더 가보자, 조금만 더 해보자, 서로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게 당연시됐죠. 그래서인지 그 시절의 ‘그늘‘이란 진짜로 쉬어가는 자리라기보다는 잠깐 멈춰서 호흡을 가다듬는 자리 정도였던 것 같아요. 지쳐서 쉰다기보다는 이렇게 계속 달리는 게 맞나 싶어서 일단 멈추고 보는 그런 쉼이었달까요. 쉬는 얘기를 하면서도 특유의 멋을 부리려고 하는, 사실은 쉼을 연출하고자 하는 30대 초반의 열정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 곡이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3년이 지났네요.“
윤종신에 따르면 원곡은 내용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쉬어가는 곡이었다. 다양한 색깔의 ’여름’ 노래들로 채워진 팔레트에서 휴식을 담당했던 곡. 전체를 위한 장치적 역할에 충실했던 곡. 이 곡은 9집 앨범의 첫 번째 트랙으로 배치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앨범 단위로 작업을 하던 시대였던 터라 전체적인 흐름과 유기성을 고려하여 곡을 만들었고, 곡의 내용만큼이나 기능이 중시되기도 했다. 이번 리페어 버전은 기능보다는 내용과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윤종신은 이야기한다. 이달에 찾아온 생각과 감정, 기분을 담는 [월간 윤종신]의 취지를 십분 발휘하여,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가능한 해석과 의미를 새로이 더해주었다고.
“리페어 버전의 ‘그늘’은 2024년 7월, 만 55세를 앞둔 윤종신의 ‘쉼’을 담았습니다. 이제는 쉬는 게 어색하지 않은, 쉴 때가 되어서 쉬는 사람의 노래인 거죠. 쉼에 대한 저의 태도나 시각이 달라진 만큼 가사와 템포, 강약 조절 등이 모두 달라졌는데요. 뙤약볕을 피해 일단 멈춰 서 있는 그늘보다는 석양이 지는 하늘을 넋 놓고 바라보는 그늘,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의욕을 끌어올려 보는 그런 그늘보다는 주위를 둘러보며 이제는 어디로 흘러가볼지 궁리하는 그런 그늘. 이제 저에게 ‘그늘’은 이런 이미지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서서히 저물고 천천히 머무는, 아주 여유로운 그늘을 이 노래와 함께 느껴주시길.”
[7월호 이야기]
“그늘 밑 부채질과 솔직한 잡담.. 그런 여름.”
[Credits]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Arranged by 조정치
Nylon guitar, Synth pad by 조정치
Ambience sound by 윤종신
Recording by 윤종신
김일호 (@초이사운드랩)
Mixed by 김일호 (@지음스튜디오)
Mastered by 권남우(@821 S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