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3Single

2020년 3월호 <월간 윤종신> - 끌림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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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월간 윤종신> 3월호 ‘끌림의 정체'는 이성(理性)을 압도하는 본능적인 끌림에 대한 노래이다. 윤종신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익스플레인 : 섹스를 해설하다> 중 ‘끌림' 편을 보다가 가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끌림과 본성의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덕분에 우리가 후천적으로 습득하고 경험하는 많은 것들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성질에 의해 소화되고 받아들여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끌릴 때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어떤 유전적 성질이 작용한다는 것.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안 끌리는 사람에겐 절대로 안 끌리는 걸 보면 누군가에게 끌린다는 건 꽤나 운명적인 일이라는 것.

“우리는 우리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대부분은 자신의 본질에 따라서, 그러니까 ‘생겨 먹은 대로' 선택하죠. 똑같은 수업에서 똑같은 걸 배워도 그걸 써먹는 방식은 다 제각각이잖아요. 어떤 상황에 놓이든 무엇을 경험하든 결국 내 성향, 내 성질, 내 본질에 맞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거죠. 사랑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건 결국 내가 갖고 태어난 본질에 따른 게 아닐까.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내 본질을 일깨우는 일이 아닐까. 나는 그 사람에게 반하도록 태어난 게 아닐까.”

‘끌림의 정체'는 표면적으로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노래로 들리지만, 가사를 좀 더 곱씹어보면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기도 한다. 실제로 윤종신은 가사를 쓰는 동안 자신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무식하게 저지르듯이 ‘월간 윤종신'을 지속해오고 있는 자신과 뭐든 공고히 다져야 할 시기에 기어코 ‘이방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어떤 시도를 하고 노력을 해야지만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되는 게 아닐까. 이 운명론은 ‘원래 우리는 이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는 비관이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봐야지만 비로소 자신이 갖고 태어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낙관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흥미로운 건 우리는 자신의 본질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거예요. 인생은 이 본질을 찾고 발견하는 여정인 것 같아요. 내가 서른에 발견했다고 생각한 나의 본질과 지금 발견하게 된 나의 본질은 다르거든요. 내가 그사이에 바뀌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진짜 나란 사람에 대해 알기까지는 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방인 프로젝트를 결심하기 전까지 난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 나는 견딜 수가 없는 건지, 왜 나는 떠나고 싶은 건지. 그리고 결심한 순간 비로소 알게 됐죠. 나는 사람들의 평가나 돈을 최우선의 가치에 두면서 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나란 사람은 이렇게 ‘생겨 먹은' 거라고.”

[3월호 이야기]

"하지만 끌림 보다 중요한 건... 끌린 다음..."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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