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8Single

2019 2월호 <월간 윤종신> - 모난돌

BY

2019 [월간 윤종신] 2월호 '모난돌’

2019 [월간 윤종신] 2월호 ‘모난돌’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둥글어지는 ‘보통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윤종신은 어느 날 문득 ‘사회화되어가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기만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우리의 삶이라는 게 점차 둥글고 매끄럽게 다듬어지는 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각자의 생김새만큼이나 서로 다른 ‘특별함’을 갖고 태어나지만, 결코 그것을 온전히 지켜가면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개성’보다는 ‘전체의 조화’에 좀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고, 따라서 우리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모난 부분을 깎아내는 방법을 습득한다.

"자식을 키우다 보니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가진 개성을 발현시켜주는 게 아니라 없애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더라고요. 저부터 시작해서 많은 어른이 아이들을 그저 함께 살아가기 쉬운 ‘보통 사람’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나 싶었어요. 물론 말로는 꿈을 잃지 말라고, 개성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로 생활의 영역에서는 또 그렇지 않으니까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모난 부분이 보이면 이래도 괜찮을까, 혹시나 욕먹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일단 깎아내고 보잖아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말도 없죠."

‘모난돌’에는 개성보다 전체를 우선시하는 사회에 대한 손쉬운 비판이나 어떤 삶이 다른 삶보다 더 낫다는 섣부른 주장은 담겨 있지 않다. 가사 속 모든 단어는 때로는 타의에 의해 깎이고 때로는 자의에 의해 깎이는 우리네 삶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결국 ‘맞춰 나가는 삶’이란 불가피하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 곡이 산다는 건 결국 그런 게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듯한 자조적인 표정처럼 느껴지는 건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대목에서 윤종신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내가 점점 깎여나간다고 해서 나를 완전히 지우거나 버리지는 말자는 것이다.

"우리는 모난 채로 살아갈 순 없어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고 그렇게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살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둥그러질 수밖에 없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깎인 부분들을, 잘린 조각들을 잘 간직하자는 거예요. 깎이는 건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간직하는 건 내 힘으로, 내 노력으로 할 수 있잖아요. 나의 어떤 모난 부분이 깎일 때마다 그걸 그냥 버리지 말고 주머니 어딘가에 넣어두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분명히 그것들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시기가 올 테니까요. 지금 당장은 남들의 기준과 달라서 포기해야 하고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해서 숨겨야 하지만, 바로 그것들이 결국에는 나를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예요."

[2월호 이야기]

"모낭(囊) 하나씩 만들자."

M/V